과거 이야기(업뎃업다)/Story

[펌]2년전의 S에게 보내는 편지

saturn_99 2010. 6. 5. 00:12
항상 당신의 밝고 명랑한 모습만 보다가 
우울해하는 얼굴을 오늘 처음으로 보고 깜짝 놀랬어.
당연히 나는 당신이 될 수도 없고,
당신의 상황을 100% 알지도, 이해하지도 못하니
다 괜찮을거야, 라는 막연한 말은 그다지 위로가 안 되겠고....

그냥 내가 우울하고 힘들 때마다 떠오르는 얘기 하나 하려고. 

혹시, 매튜 바니라는 미국의 예술가를 아는지?
'구속의 드로잉' 시리즈로 꽤나 그 바닥에선 유명한 양반이고,
우리의 여신님 Bjork의 애인이기도 했는데...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.
몇년 전엔 우리나라에서 전시회도 했었어. (표값도 더럽게 비쌌지 아마;;) 

여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전시회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
다른 건 다 난해했을 뿐더러, 기억도 가물가물 깜깜하지만
저 '구속의 드로잉'을 봤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해.
작가가 고무줄로 자기 몸을 묶은 다음에 그 줄을 벽에 고정시키고는
고무줄의 탄성을 이용해서 최대한 밖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을
물감이나 페인트 흔적 등등 여러가지로 나타낸 것들이었는데,
사실 진짜 기억에 남았던 건, 그 아래 작품 설명이었어.

'자신을 구속하는 것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야말로
인간이 가진 에너지의 원천이다'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더군.
비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그런건 나도 하겠네, 내지는 
꿈보다 해몽이 더 좋네, 말만 잘 갖다붙여도 예술이네 하겠지만 
난 저 말이 진짜 가슴에 와닿더라고. 
당시 내 상황이 답답하다고 느껴서 그랬을까. 

그것이 남몰래 느끼는 열등감이나 좌절같은 '내부적인' 구속이던,
당신의 꿈을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해받지 못한다거나 
금전적인 문제 혹은 건강 등에서 오는 '외부적인' 구속이던간에 
당신을 묶고 있는 그 '구속'들이 크면 클수록
그걸 이겨낼 때의 당신의 creative energy도 클거라고 난 믿어.

매튜 바니가 자신의 작품에서 끈질기게 표현해왔듯이 말이지.

그러니까, 힘내.
내가 나 자신을 믿지 않으면,
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으니까. 


P.S) 사적인 글을 여기다 써서 미안.
싸이월드 방명록은 소화를 못 시키더라고. ㅋ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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